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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경관 높이 규제의 신(新) 패러다임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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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경관 ‘높이’ 규제의 신(新) 패러다임


유럽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머무르고 싶은 도시들이 많다. 이태리의 친퀘테레, 체코의 체스키 크롬로프,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폴란드의 크라쿠프 구시가지 등은 특히 중세 마을도시로서 아름다움이 하늘을 찌르는 곳이다. 그런데 그 아름답다는 경관 찬사의 이면에는 ‘신의 권위를 인간이 넘어설 수 없다’는 강한 종교적 함의가 내포되어 있음을 잘 알지 못한다. 모든 건축물은 마을 성당 건축물의 높이 이하로 제한되고 있다는 강한 규제의 속살 말이다.

중세 높이 규제의 관성은 근대에 이르러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 신시가지 조성에서 절정을 이룬다. 모든 건축물의 높이는 국회의사당과 성당의 높이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규제되었다. ‘국가의 권위’를 살린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당연히, 전제 공산주의 국가 체제였기에 가능했든 일이다.

오늘날 우리의 도시들은 어떨까? ‘아름다운 도시 추구’라는 또 다른 의미의 직설적 규제 속살을 품고서 건축물에 대한 표피적 높이 제한은 여전히 유효하게 지속되고 있다. 예컨대, 서울시의 경우, 4대문지역 안의 문화재를 시각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지역 내 모든 건축물의 높이를 90m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왜 90m인가? 서울시청 지역의 해발고도 35m와 낙산의 해발고도 125m간의 차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하늘에서 봐야만 보이는 공공적 경관을 위해 동시대 개인의 창의적 자율성 경관을 빼앗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높이 규제는 반드시 4대문 안의 지역에만 해당되는 것만도 아니다. 최근,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으로의 이전을 위한 용산국가공원의 주변부지 개발에 대해서도 높이 규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반포대교 남단에서 바라본 남산의 조망 축을 살리기 위해 건축물의 높이를 60m 수준으로 묶어야한다는 서울시의 주장과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으로의 이전을 위한 기지 조성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90m 이상 되어야 한다는 국토교통부의 주장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수없이 많고 많은 조망점 중 특정 한 지점에서의 시각적 경관 축 확보 이유로 중차대한 국책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로선 가당찮다.

21세기 지식창조사회에서 도시화의 새로운 양상은 다방면에서 새롭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동시대는 수많은 사람, 정보, 돈, 유기체, 미디어들이 끊임없이 흐르고 교차하면서 도시는 유기체처럼 가속적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마치 스스로 작동하며 진화해 가는 자연 생태계와 같은 형국이다. 이런 사회에서 ‘시각적 도시경관 관리’ 프레임 틀 속에서 맹목적적 ‘높이 규제’ 행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동일한 용적률이라면 높이를 제한하여 건폐율을 넓히는 ‘시각적 경관’ 관리의 구(舊) 패러다임 대신에 ‘높이를 풀어주고 건폐율을 제한하는 ’작동적 경관‘ 차원의 신(新) 경관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도시의 외부공간을 건축물로 채워놓지 말고 사람을 위한 현재미래형의 경제, 사회, 문화, 생태환경의 유기체적 활성화 공간으로 남겨두자는 전략이다.

언제까지 한강과 주변부 도시를 단절시키는 ’병풍아파트 류(類)‘의 산업사회형 경관을 양산시킬 셈인지? 이젠 규제 혁파 차원에서도 논의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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